수줍음

검은 와이셔츠가 자신도 안 어울린다 생각되는지 그들의 움직임에는 자신감이 없다. 자주색 냅킨이 세팅이 되어있는 결혼식 연회장 테이블은 아직 반도 채 차지 않았는데 벌써 빨리 움직이라는 관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접... 접시 치워드릴까요?" 라며 내 옆에 서서 수줍게 물어온다. "네. 치워주세요." 하고 답하자 "감사합니다." 라며 접시를 가져간다. 고마워 해야 하는건 나일텐데.

'타당. 탕. 탕. 탕.' 접시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연회장이 순간 조용해진다. 다시 시끄러워진 연회장 여기저기서 알바생이란 단어가 사람들의 수군거림속에 들어있다.

사람들이 밀려들어오고 테이블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내 접시를 가져가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고 빨리빨리 움직이라는 관리자의 지시 소리가 들린다.

아직 고등학교의 때가 채 벗겨지지 않은 새내기 대학생들처럼 보이는 이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주말에 놀지 않고 이곳에 와서 일을 한다는건 돈을 벌어야만 하는 환경에 놓여진 학생들일텐데.

이들에게 단 돈 만원이라도 더 쥐어지기를, 이들의 잠깐의 사회경험이 경멸할 만한것이 아니라 뿌듯하고 기분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랬다.

이들이 열심히 일하면 크진 않아도 넉넉한 공간이 있는 집도 사고 번듯한 차도사고 가정도 꾸릴수 있는 세상이 이들이 사회에 나올때 쯤에 펼쳐졌으면 하는 바램도.